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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태양계 밖으로 진출하는 인류(2)
  • 등록일2019.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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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권계면을 지날 때는 여러 차례의 큰 파도를 헤쳐야 합니다. 태양권계면에 이르기 약 30~40AU 전에 태양풍의 속도가 크게 떨어지는 순간이 옵니다. 태양에서 방출될 때는 초속 약 400km의 속도였는데, 이 속도가 소리의 속도 (아(亞)진공 상태에서 초속 100km) 이하로 떨어지면 마치 비행기가 아음속에서 초음속으로 혹은 그 반대로 속도를 변경할 때처럼 충격이 옵니다. 이것이 첫 번째 파도로 '말단충격'이라고 합니다.

 

계속 항해해 태양권계면을 벗어나면, 이때부터는 태양풍이라는 보호막이 없는 셈이므로 세찬 공격을 직접 받게 됩니다. 이 충격을 '뱃머리충격'이라고 합니다. 2013년 NASA의 발표에서는 이 두 충격의 흔적이 다 발견됐습니다.

 


카이퍼 벨트를 지난 것으로 추정되는 보이저 1호.


2014년 7월 7일, NASA는 세 번째 파도에 의한 충격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칼텍 천문학과의 에드 스톤 박사는 발표에서 “성간공간은 보통 평온한 호수와 같지만, 태양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면 충격파로 일렁인다”고 말했습니다.

 

이 충격파는 태양에서 폭발이 일어난 지 1년 뒤에 보이저 1호에게 전달됐습니다. NASA는 2012년 태양에서 일어난 세 번의 대규모 태양풍 폭발 현상(코로나질량방출, CME)을 관측했습니다. 보이저 1호는 두 번째 폭발의 충격파를 감지했습니다. 보이저 1호가 성간공간에 들어섰다는 강력한 증거죠. 이후부터 보이저 1호는 태양풍의 도움도 없이 자신의 힘으로만 별들 사이의 막막한 공간을 헤쳐 나가야 합니다.

 

미지의 공간으로 들어가다, 오르트 구름


태양계의 끝은 관측된 바가 없습니다.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났다고 한 것은, 태양풍이 영향을 벗어난 곳까지를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이론상 태양 중력의 영향력은 1000AU에서 10만AU 사이에 있는 천체들에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1000AU면 보이저 1호가 300년은 비행해야 도달할 수 있는 거리라고 합니다. 여기부터 하나씩 둘씩 소천체가 발견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 소천체들은 무려 10만AU까지 나타날 것이고, 태양계의 진정한 끝은 아마 그곳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보이저 1호가 10만AU 떨어진 곳까지 가려면 3만 년의 시간이 더 흘러야 합니다.

 


카이퍼 벨트와 오르트 구름의 비교. 오르트 구름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ESA)


1000~10만AU의 영역은 ‘오르트 구름’이라고 합니다. 오르트 구름은 장주기 혜성의 기원으로 알려져 있지만 진정한 모습은 아무도 모릅니다. 이 영역의 천체는 최근에 소개된 것까지 두 개가 있습니다. 긴 궤도 반지름이 거의 1000AU에 이르는 왜행성 ‘세드나(2003년 발견)’가 그중 하나입니다. 세드나는 태양에서 행성 궤도 끝(해왕성 궤도)까지의 거리보다 3배 이상 먼 거리를 긴 타원 궤도로 돌며, 지름은 1000km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두 번째로 발견된 천체는 ‘2012VP113’이라는 소천체인데, 2012년 처음 발견됐습니다. 이 천체는 긴 궤도 반지름이 약 500AU으로, 세드나의 절반 정도의 크기입니다. 이들은 오르트 구름의 안쪽 경계 부근에서 태양을 아주 느리게 공전하고 있습니다. 두터운 오르트 구름 속에는 훨씬 더 많은 천체가 존재하지 않을지,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네이처’에 따르면, 이 영역에는 카이퍼벨트에 있는 소천체 전체보다 10~100배 많은 천체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편

[칼럼] 태양계 밖으로 진출하는 인류(1)-[바로가기]

 

글: 김택원 과학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