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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해야 공부 더 잘한다?
  • 등록일2019.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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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 중에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이 있다. 훌륭한 사람일수록 겸손하고 남 앞에서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겸손은 더 이상 좋은 덕목이 아니다. 자칫 소심하거나 자신감 없는 태도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한 과학자나 CEO 중에는 겸손과 거리가 먼 이들이 많다. 자신의 연구 성과나 혹은 개발품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내는 사람일수록 인정받는 것이 사실이다. 유명한 지식인이나 박사, 예술가, 정치가들의 경우도 대부분 지적 겸손함과는 거리가 멀다. 과연 우리의 옛 속담은 이제 더 이상 진리가 아닌 것일까?


미국 스탠퍼드대학 등의 공동 연구진이 뉴욕시의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먼저 실험대상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 후 간단한 지능검사를 했다. 그리고 A그룹에게는 선천적인 지능이 뛰어나다는 식의 칭찬을 하고, B그룹에게는 후천적인 노력에 대해 칭찬했다.

 

지적으로 겸손한 학생들이 학습 동기 및 태도 등이 더 좋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 Public Domain


그 후 두 그룹 모두에게 똑같은 수준의 어려운 시험을 치르게 했다. 자신의 지능에 대해 칭찬을 받은 학생들은 자신감이 높아졌을 것이고, 노력이 남다르다는 칭찬을 받은 B그룹의 학생들도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깊어졌을 게 확실하다.


그럼 과연 두 그룹의 시험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양쪽 모두 칭찬을 받았으니 평소 실력보다 성적이 향상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A그룹은 평균 성적이 20% 떨어진 데 비해 B그룹은 평균 성적이 30% 이상 향상되었던 것.


즉, 지능보다는 노력에 대해 칭찬 받은 학생들일수록 평소보다 높은 문제해결력을 보인 셈이다. 여기서 키포인트는 그들이 치른 시험이 어려웠다는 데 있다. 노력을 칭찬받은 그룹은 지적으로 더 겸손해져 어려운 문제에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겸손하면 이성에게 더 인기 있어


하지만 자신의 지능을 과신하는 이들이 어려운 문제에 당면할 경우 이와 다른 행동을 보인다. 그들은 문제를 잘 풀지 못하는 게 자신의 잘못으로 인정하기를 거부하며 남 탓으로 돌려버리는 경우가 많다. 즉, 자존감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방어적 행동인 셈이다.


그럼 과연 지적 겸손은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박사후연구원 테넬 포터(Tenelle Porter)는 이에 대한 자신의 연구결과를 행동과학 전문 온라인 잡지인 ‘Behavioral Scientist’에 칼럼 형식으로 소개했다.


그에 의하면, 테넬 포터 박사팀은 먼저 고등학생들의 지적 겸손 정도를 측정한 뒤 그것이 학습동기 및 학습방법, 점수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실험했다. 그 결과 지적으로 겸손한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배우고자 하는 의지인 학습동기가 더 높게 나타났으며, 올바른 학습 전략을 세워 실천에 옮기는 확률도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런 학생일수록 학년 말에 치르는 수학 성적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경우도 지적으로 겸손한 학생들의 학습 태도가 더 좋다고 평가했다. 물론 이 교사들은 학생들의 지적 겸손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지 않은 상태였다.


테넬 포터 박사는 이 같은 실험결과들을 종합할 때 지적 겸손의 장려가 학습에 유익함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겸손은 이성에게 있어서도 매력으로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미국 호프대학의 심리학자들은 겸손이 로맨틱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남녀 대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실험을 했다.


자신의 특징을 강조한 프로필을 작성하게 한 뒤 이성에게 보여주거나 실험 대상자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이게 한 뒤 자신의 장점에 대해 소개하는 실험, 그리고 이성친구와 다툰 후 화해하는 것에 대한 설문조사 등을 실시한 것이다.


그 결과 세 가지 실험 모두에서 겸손한 사람에 대한 평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프로필이나 장점을 직접 소개할 때 자신을 겸손하게 표현하는 사람일수록 이성들이 더 호감을 보였으며, 이성과 다툰 후에도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일수록 빨리 관계를 회복했다.


겸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좋은 덕목


미국 코넬대학 연구진 등의 기존 연구결과에 의하면, 익은 벼일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은 사실이다. 실력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기 쉽고, 반면에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스스로를 과소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게 이 연구들의 결론이다.


그렇다고 해서 겸손한 이들이 자신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지는 않는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의 경우 작은 실패 하나에도 좌절하지만, 겸손한 이들은 실패를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로 삼기 때문이다.


미국 브라운대학의 스티븐 슬로먼 등이 저술한 ‘지식의 착각 : 생각이 혼자만의 것이 아닌 이유’라는 저서에 의하면, 우리가 지닌 지적 능력의 대부분은 주변 사람들과 물건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것을 곰곰이 생각한 다음 결론을 내리는 ‘숙고’라는 행위를 혼자서는 잘 하지 못한다. 숙고를 하기 위해선 컴퓨터나 전문도서 혹은 타인 등 자신의 지식을 뒷받침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이 실험실 미팅을 하고 의사들이 다른 전문의와 상담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대부분의 깊은 생각은 이처럼 다른 이들과의 협력에 의해 완성된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키워드는 융합과 소통이다. 서로 다른 분야 간의 융합 연구를 하거나 소통을 할 때 의견이 서로 다른 상황이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다. 바로 그때 지적 겸손은 독단적인 태도를 줄이고 상대방의 다른 의견에 열린 마음을 갖게 하는 훌륭한 덕목이 된다.

 

  • 출처 : https://bit.ly/2VDcz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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