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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 (1)
  • 등록일2019.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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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영국의 암호학자 앨런 튜링이 지금의 컴퓨터와 비슷한 튜링 기계와 인공지능 개념을 처음 고안했을 때만 해도, 과학자들은 “이제 풀지 못할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다. 수년 안에 인간과 똑같은, 더 나아가 인간을 초월하는 인공지능을 금방 개발할 수 있을 거라고 여겼다. 그러나 10년이 넘도록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1971년 미국의 전산학자 스티븐 쿡은 ‘정리 증명 절차의 복잡성’이라는 논문에서 그 이유를 제시했다. 그는 컴퓨터로 풀 수 없는 ‘P-NP 문제’가 존재한다고 주장했고, 그것은 어떤 복잡한 문제에 대하여 최적값을 찾는 데까지 계산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결국 답을 찾지 못하게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P-NP 문제의 대표적인 예는 바둑이었다. 실제로 바둑은 경우의 수가 거의 천문학적이다. 바둑알을 놓을 수 있는 점이 많은데다, 게임 자체도 복잡하다. 때문에 알파고의 성과는 의미 있는 것이었다. 알파고는 대국에서 정확도를 희생하면서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으로 최적 경로를 찾는 데 성공했다. 경기 초반에는 상당한 양의 경우의 수를 아예 배제해 문제의 복잡도를 줄이고, 어느 정도 경기가 진행된 뒤부터는 거의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했다. 한보형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알파고는 컴퓨터과학의 대표적인 미해결 문제인 P-NP 문제에서 우회로를 제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감히 시도하지 못했던 복잡한 문제에까지 인공지능을 적용하려는 시도가 많아질 거예요.” 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어디까지 갈까


여전히 많은 과학자들이 인간 수준의 지능을 구현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여긴다. 2013년 구글이 유튜브에 있는 고양이 얼굴을 구분하는 데만 중앙처리장치(CPU) 1만6000 개가 필요했다. 인간 지능을 구현하려면 연산 시간이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늘어난다. 이에 비해 컴퓨터 성능은 곧 한계에 도달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칩 용량이 2년에 2배씩 향상된다는 ‘무어의 법칙’이 수십 년 안에 끝날 것으로 본다. 그런데 알파고처럼 연산 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인공지능 연구가 계속된다면, 먼 미래에는 인간 수준의 지능을 구현하는 게 ‘불가능’의 영역에서 ‘시간문제’로 바뀔 수도 있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처럼 악한 의도를 가진 ‘스카이넷’이 생길 수도 있다는 걸까. 많은 사람들은 이번 대국을 지켜보며 인공지능 디스토피아가 올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이성환 고려대 뇌공학과 교수는 “영화의 설정처럼 복잡한 네트워크에서 지능이 갑자기 창발해 인간을 뛰어넘는 초지능이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인공지능은 크게 ‘약한 인공지능(weak AI)’과 ‘강한 인공지능(strong AI)’으로 나뉜다. 약한 인공지능은 인간의 다양한 능력 가운데 일부만 구현할 수 있다. 알파고처럼 바둑만 잘 두거나 IBM의 왓슨처럼 퀴즈만 잘 푼다면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약한 인공지능이다. 반면 강한 인공지능은 영화 ‘그녀’ 속 사만다처럼 인간의 지성과 이성, 감성 등 다양한 능력을 모두 갖춘 인공지능이다. 스카이넷처럼 인간을 훨씬 초월하는 지능이 ‘초지능(super AI)’이다. 당연히 약한 인공지능에서 초지능으로 갈수록 구현하기 더 어렵다.

 

그러나 이런 분류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기자는 1년 여 전 인공지능 기사를 위해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 교수를 만났다. 당시 그는 “지능이 창발했다고 주장하는 일부 연구는, 기계가 우연히 내놓은 결과를 인간이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에 불과하다”며 “그러나 다른 방법을 통해 인간의 지능처럼 ‘보이는’ 인공지능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개념의 초지능은 나오기 어렵지만 인공지능의 발전 흐름은 이미 초지능으로 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예를 들어, 구글의 자율주행 자동차, 애플의 시리, IBM의 왓슨 등 이미 뛰어난 성과를 낸 약한 인공지능들을 서로 연결하면, 모든 걸 잘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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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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