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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럿 양준식 대표]의류 관리 시장에서 대기업과 맞장 뜨는 스타트업 ‘캐럿’
  • 등록일201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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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관리 시장에서 대기업과 맞장 뜨는 스타트업 ‘캐럿’


생활 불편을 해소하려는 생각이 창업까지

 

최근 국내에서 의류관리 가전제품 시장이 뜨고 있다. LG 스타일러가 빅히트를 치자 올해 코웨이와 삼성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코웨이와 삼성보다 먼저 LG에 도전한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캐럿이다. 사실 캐럿 제품(런드리)은 생활에서 불편함을 해소하려고 노력하다가 우연하게 독자적으로 개발한 의류관리기기다.

 

 


LG 스타일러, 캐럿 런드리, 코웨이 FAD, 삼성 에어드레서는 시중에 판매되는 주요 의류관리기기다. 이 중 스타일러와 FAD, 에어드레서는 옷장 모양으로 큰 부피를 차지하며, 스팀과 바람을 내는 기능이 있고, 인터넷 최저가가 100만원이 넘는다. 반면 런드리는 머그컵 4개를 모아놓은 작은 크기에 흔드는 기능만 있는 대신 인터넷 최저가가 5만원대다.


“런드리는 부피와 가격이 장점이에요. 게다가 유지관리 비용도 매우 적게 들어요. 또 3개 제품은 스팀이 나와야 해 물을 사용하는데, 관리도 자주해야 할 뿐 아니라 물은 잘못 관리하면 썩거나 곰팡이가 생길 수 있어요.”

 
캐럿 양준식 대표가 말하는 런드리 장점이다. 실제로 런드리는 부피가 작아 미니멀 시대에 맞게 공간 활용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자랑한다. 사실 스타트업의 작은 기기를 대기업 제품의 고가 제품과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매력적이다.

 

 

초등학생 딸의 발명품으로 만든 ‘철사 옷걸이’에서 시작


도대체 어떤 제품이기에 이런 걸까? 제품 개발과정을 알면 이해가 쉽다. 양 대표가 런드리를 개발한 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그는 그래픽 디자이너로 직업훈련학교에 강의를 다니고 있었다. 평상시 티셔츠를 입던 그도 강의에 나갈 때는 조심스러워 와이셔츠를 갖춰 입고 다녔다. 그런데 문제는 매번 깔끔하게 다려서 입고 다니기가 쉽지 않았던 것. 다리미로 셔츠를 다리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불편했다. 게다가 보유하고 있는 셔츠가 많지 않아 빨래를 미루면 입을만한 셔츠가 없어지는 곤란한 상황도 발생했다. 빨아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하면 다리지 않고도 셔츠를 입고 다닐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빨리 셔츠를 빨아서 말릴 수 있을까 생각했다. ‘옷을 다리지 않고 입는다’는 생각이다. 그는 실제 셔츠를 빨아서 말려보면서 방법을 찾으려고 했다. 이때 옷을 최대한 펴서 말리면 구김도 펴지고 빨리 마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바로 구체화하진 못했다. 잊고 지내던 어느 날 초등학생 4학년인 딸이 개학을 3일 앞두고 갑자기 발명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아빠를 졸랐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딸바보 아빠는 생각만 하고 도전하지 못했던 ‘셔츠 말리기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리고 바로 철물점에 가서 철사를 잔뜩 사왔다. 그리고 셔츠를 펼친 다음, 셔츠 모양을 따라 철사를 접어가며 셔츠를 넓게 펴주는 철사 구조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1시간 정도 작업하다가 갑자기 ‘옷 크기가 바뀌면 어떻게 되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뇌리를 스쳤다. 완전 고정형으로 만들면 옷 하나에만 맞는 형태가 돼 실용성이 없다는 생각에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운데 부분을 오므렸다 폈다 하는 방식을 적용하면 옷의 크기에 따라 구조물 크기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중간을 둥글게 하는 방식으로 최종 발명품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4시간을 들여 만든 ‘철사 옷걸이’가 캐럿 런드리의 시작이다.

 

 

객관적으로 평가받으려고 아이디어마루에 제출


딸이 학교에 발명품을 제출했는데, 얼마 뒤 상을 받았다. 게다가 이걸 본 사람들이 매우 좋아했다. 자신들도 하나씩 갖고 싶다고 했다. ‘이게 정말 좋은 아이디어인가?’ 그는 주변 사람들 말고 더 많은 다양한 사람들에게 묻고 싶었다.


당시 아이디어마루에서 아이디어를 평가해 준다는 홍보가 대대적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그는 아이디어마루에 제출하면 평가를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바로 신청했다.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객관적인 평을 듣고 싶어서다. 그리고 2013년 10월 2일 아이디어마루 1기 평가가 나왔다. 괜찮은 아이디어로 선정돼 지원을 해준다는 연락이었다.

 

 


우연으로 시작한 아이디어가 객관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자신감을 얻은 양준식 대표는 우선 특허를 등록했다. 아이디어마루에서 2건에 대한 특허 출원 비용을 지원했다. 등록비는 양 대표가 부담했다. 그런 다음 창업맞춤형 지원사업으로 4900만원을 받아 제품화에 나섰다. 그런데 크기별로 4개 시제품을 만들어 시험 사용에 나서자 완전히 다른 반응이 나왔다.


“흔들다 다칠 수 있어요.”

 

“이렇게 큰 건 못 써요.”


시제품에 대한 실 소비자 반응은 냉혹했다. 이때 양 대표는 소비자 반응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구체화할수록 크기 문제가 생각보다 크다는 점을 실감했다. 아이디어에 문제가 있음이 확인됐다. 어떻게 해야 할까?


“목표가 분명한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아이디어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아이디어에 맞는 시장이 있는 게 아니에요. 목표에 맞는 시장이 있는 거거든요. 목표에 따라 상황에 따라 아이디어를 개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야 합니다. 이렇게 하는 과정에서 지금의 런드리가 탄생했지요.”

 

 

목표에 집중한 덕에 자동화 기계로 변신한 런드리


양 대표는 아이디어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자 ‘옷을 다리지 않고 입는다’는 목표에 집중했다. 그리고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빨래를 널 때 최대한 펴서 넌다. 이때 빨래를 펴려고 다들 빨래를 턴다. 그러면 구김도 줄고 물기도 줄어 빨리 마른다. 여기서 ‘계속 털어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떠올렸다. 양 대표는 계속 털면 구김도 줄고 잘 마를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 시도했다. 옷걸이에 빨래를 걸고 옷걸이를 계속 손으로 흔들었다. 실제로 구김도 줄고 그냥 놔둘 때보다 빨리 말랐다. 그런데 팔이 너무 아팠다. 사람이 들고 흔들 순 없다. 이번에는 옷걸이를 벽에 고정한 못이나 구조물에 걸고, 옷걸이 목을 실로 묶은 다음, 다른 일을 하면서 그 실을 계속 흔드는 방식으로 시도했다. 결과는 비슷했고 힘도 덜 들었다. 셔츠 대신 바지를 걸어보고, 점퍼까지 다양한 옷으로 시도하면서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양 대표는 여기서 흔드는 방법을 자동화할 수 있는 방법만 찾으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 이미 흔드는 위치로 옷걸이 목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실험 데이터도 얻었다. 자동화를 하려면 모터가 필요했다. 그리고 작은 모터로 최대 2kg에 달하는 무거운 의류를 흔들어야 했다.


아이디어가 바뀜에 따라 특허도 새롭게 등록해야 했다. 양 대표는 특허를 준비하면서 LG에서 의류를 흔들어주는 특허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다행히 겹치는 부분이 없어서 캐럿은 2014년 10월에 출원해 특허를 받았다.


“LG는 옷장에서 옷을 흔드는 기술에 대해 특허를 갖고 있어요. 올해 출시한 코웨이와 삼성도 옷장 방식인데, 진동 기능이 없어요. 바람만 나오는 걸로 봐서는 LG특허 때문인 것 같아요.”


국내에 DC모터 회사가 전멸한 상태여서 중국의 알리바바(B2B)를 통해서 아이디어 구현에 적합한 모터를 수소문했다. 그리고 업체와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경험하며 자동화 시제품을 완성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제품이 캐럿 런드리다. 수동식 단순한 옷걸이 아이디어 제품이 완전히 다른 의류관리 자동기계로 탈바꿈했다. 출혈도 컸다. 제품 개발에 들어간 비용이 처음 계획과 달라지면서 3배 이상 들어갔다.

 

 

1인 기업으로 비용 최소화하며 안정적인 사업화


“몰라서 한 것 같아요.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시작도 못했을 거예요. 무턱대고 목표만 보고 무조건 달렸습니다. 그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초보들이 사고를 많이 친다고 하는데, 저도 그런 셈인 것 같아요.”


아이디어를 제품 상용화까지 성공시킨 비결에 대한 양 대표의 소감이다. 캐럿이 양산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다. 그리고 2017년부터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판매된 런드리는 1만대 정도다. 최근 2년 동안 약 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흑자 경영을 하고 있다.


최근 캐럿은 첫 양산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두 종류의 제품을 개발해 양산에 들어갔다. 하나는 ‘런드리 심플’이다. 현 제품에서 리튬이온배터리를 빼고, 일반 건전지를 넣을 수 있도록 해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인 제품이다. 소음도 이전 제품에 비해 50% 가량 줄였다.

 

 


다른 하나는 ‘런드리 핫윈드’로 뜨거운 바람인 열풍을 낸다. 50분에 마르는 걸 열풍은 20분만에 마르게 할 수 있다. 열풍을 낼 때는 이전보다 소음이 더 커지지만 열풍을 내지 않으면 심플처럼 전보다 50% 가량 소음이 준다. 이 제품은 로얄티를 받고 판매할 예정이다. 런드리 핫윈드는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에서 받은 9300만원 지원금으로 개발했다.

 

 


양 대표는 신제품 개발 뿐 아니라 판매처 다양화에도 나서고 있다. 현재 굴지의 렌탈 전문업체와 렌탈 서비스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 수출에도 나설 계획이다. 현재 외국 CE인증은 받아놓은 상태다. 일본 특허를 갖고 있어, 일본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사업을 확장하며 바쁘게 보내면서도 양 대표는 조심스럽다. “아직은 시장성을 타진하는 단계”라고 말하는 그는 시장 상황을 보며, 회사 구조 변화도 고민할 계획이다. 2년 연속 흑자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이 혼자서 모든 것을 다했기 때문이다. 캐럿은 현재 1인 기업으로 비용을 최소화하며 안정적으로 사업을 확장해가고 있다.

 

“최선을 다한다면 치킨집보다 안전”


“최선을 다한다면 치킨집보다는 안전합니다. 아이디어가 있다면 정부지원사업도 많으니 믿고 도전해보세요.”


창업에 관심 있는 아이디어마루 독자에게 양 대표는 정부 지원을 받아서 진행한다면 그 사실만으로, 즉 아이디어에 대해서 제품에 대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의미가 되니까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 인증을 받은 셈이라며 자신 있게 도전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양 대표는 우선 아이디어마루에 도전부터 시작해보는 걸 권했다. 자신처럼 좋은 아이이디어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뭔가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정부 지원을 받으며 시장성에 대해 받은 많은 멘토링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비록 조언을 받는 수준이었지만 사용자와 소비자 평가를 받고, 시장성을 고민하면서 실제로 쓰일 만하면서 팔릴 만한 제품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기술 구현은 언제든 가능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장이 있느냐죠. 시장성에 따라서 만들 만한 제품인지 아닌지가 결정됩니다.”


양준식 대표는 특허를 넘어 사업 영역으로 들어가면 무엇보다 시장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박응서 머니투데이방송 테크M 기자 (사진 도움 양준식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