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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비소프트 유영배 대표] 낙상방지 휠체어로 세계 의료기기 시장 노리는 '와이비소프트'
  • 등록일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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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방지 휠체어로 세계 의료기기 시장 노리는 와이비소프트


끊임없이 등장하는 난관에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

 

사무실 벽면이 각종 특허와 상장으로 가득 들어차 있다. 유영배 대표가 자신이 특허를 낸 세균 번식을 막아주는 칫솔걸이를 들고 있다

 

스마트컬러 터치펜. 펜으로 현실에서 노란색을 포인팅하면 바로 스마트폰에서 노란색을 쓸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1년 6개월 동안 공격적으로 투자 유치를 추진했다. 그리고 투자자 5명이 공동으로 30억원 투자를 결정하고 계약을 체결하기 직전이었다.


이때 미국에서 한 업체가 스크리블이라는 이름으로 스포이드펜을 킥스타터 사이트에 등록했다. 특허도 없고 동영상만 하나 올려져 있었다. 그런데 이들은 짧은 시기에 엄청난 투자를 받으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4년 여름이었다. 그런데 유영배 와이비(YB)소프트 대표에 따르면 2018년 지금까지도 이 제품은 시중에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킥스타터에 올린 업체는 실리콘밸리 기업이고, 당신은 한국 1인 기업입니다. 당신이 특허를 가지고 있어도 특허 소송으로 10년을 끌 수 있을 겁니다. 그 업체 제품이 잘 팔리면 당신에게 협상을 할 겁니다. 또 잘 안 팔리면 이 사업에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가 됩니다.”


당시 투자자 5명은 유 대표에게 이렇게 말하며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와이비소프트는 특허를 비롯해 모든 걸 갖추고 준비해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미국에서 킥스타터에 동영상 하나 등록한 것 하나 때문에 모든 게 막혀버렸다. 유 대표에게는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사업에 투자한 자금도 바닥나 어쩔 수도 없었다. 의욕마저 사라져 아무런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유 대표는 망연자실한 채 집에서 무기력하게 있을 수밖에 없었다.

 

투자 유치 실패로 모든 걸 포기했다 다시 시작


“아빠 일 안 해?”


딸이 무심코 아빠하게 한 마디를 던졌다. 이 말에 멍해짐을 느낀 유 대표는 ‘그래 일해야지’라고 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나 역시 쉽지 않았다. 책상에 앉았지만 뭔가를 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다 한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그 곳에 우연하게 지금까지 진행했던 다양한 아이디어를 매일 하나씩 정리해서 올리기 시작했다. 글을 읽는 고정팬들이 생겼다. 그리고 그들 중 한 명이 “요즘 아이디어가 좋으면 지원도 해준다고 합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아이디어마루(구 창조경제타운) 얘기다.


‘쉽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하면서도 유 대표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이디어마루 사이트를 접속했다. 사이트를 쓰윽 둘러보는데, 관리자가 세계에서 유명한 기술을 올리는 게시판이 있었다. 그런데 그 곳에 스크리블 펜이 올려져 있었다. 그리고 게시글 마지막에 관리자가 “이렇게 혁신적이고 아름다운 아이디어, 어서 빨리 대한민국에서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문구까지 단 것이다.


이 글을 본 유 대표는 장문의 반박글을 올렸다. 그러자 마루 관리자가 냉정하게 그 아이디어를 아이디어마루에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런 우연으로 유 대표의 아이디어가 제출되었고, 우수아이디어로 선정되며 상을 받았다. 이에 자신을 얻은 유 대표는 한 달에 1개씩 총 4개 아이디어를 올리며 모두 상을 받았다.


당시 우수아이디어로 선정되면 전문가로부터 멘토링을 받았다. 한 아이디어에 멘토 3명이 참여하는데, 유 대표는 4개 아이디어로 멘토링을 받다보니 전국에 분포한 전문가 12명으로부터 멘토링을 받았다. 멘토링 때문에 매달 충청도와 전라도 등 전국일주를 하게 됐는데, 전문가인 멘토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멘토들이 로드맵까지 만들어 준 ‘낙상방지 휠체어’


“아니 아이디어가 얼마나 많은 거요? 다음 달에는 또 어떤 아이디어를 제출할 생각이오? 그러지 말고 지금까지 갖고 있는 모든 아이디어를 다 가져와 보시오. 그 중에서 가장 쓸 만한 걸로 골라 봅시다.”


멘토들이 전경련 회관 44층 회의실에 모두 모여 유 대표가 갖고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한꺼번에 검토해줬다. 유 대표가 제출한 20여 가지 아이디어 중에서 멘토들은 낙상방지 휠체어를 사업화에 가장 적합한 아이디어로 선정했다.


다른 아이디어는 덩치가 크거나 바로 하기 어려워 제외했다. 반면 휠체어는 시장이 작아 단단하고 안전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하게 구축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며, 이를 통해서 브랜드화를 추진하자는 전략이었다. 가장 안전한 회사가 만드는 유모차로 확장해가자며 멘토들이 로드맵까지 제시해줬다.


가장 안전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으로 이미지를 구축한 다음, 이를 세발자전거와 이동식침대, 유모차로 확장시키는 것이 유리하다는 생각에서다. 유 대표는 이미 세발자전거와 이동식침대, 유모차 분야에서도 안전을 강화한 제품 특허를 확보하고 있었다. 특히 유모차 시장은 브랜드로 제품을 사기 때문에 바로 들어가면 힘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 이미지를 갖춘 다음에 들어가면 상대적으로 진입하기 쉬울 거라고 본 것이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쳐 낙상방지 휠체어 제품이 세상에 등장하게 됐다.

 

발받침대와 안전바를 장착해 안전성을 한층 높인 유모차겸 세발자전거

 

진정한 사업 밑천은 2500명에게 받은 피드백


그런데 사업을 시작하려고 보니 문제가 있었다. 자금이 없었다. 스마트컬러 터치펜 사업에 모든 자금을 쏟아 부어 유 대표는 한 푼도 갖고 있는 게 없었다. 이런 사정을 알고 있는 멘토들은 정부지원사업으로 추진하고자 제안했다. 그리고 선정될만한 프로젝트들을 찾아서 알려주기까지 했다. 지원하는 사업마다 모두 선정되며 순풍에 돛을 단 것처럼 낙상방치 휠체어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또 좋은 한 투자자를 만나 공장까지 저렴한 비용으로 임대했다.


하지만 휠체어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걱정부터 앞섰다. 유 대표는 이전까지 프로그래밍을 하던 개발자로 관련 사업을 주로 진행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제조 산업에 뛰어들어야 해 고심을 매우 오래 했다. 잘할 수 있을까, 과연 휠체어 아이디어로 성공할 수 있을까? 아이디어와 사업은 별개라는 관점에서 볼 때 사업에 대한 확신이 더 필요했다.


이러던 중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3년 동안 나온 아이디어 중에서 1위를 가려보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2015년 미래창조과학부가 아이디어마루(구 창조경제타운) 창업 초기기업을 대상으로 연 모의 크라우드펀딩 대회다. 창업 초기기업 25개를 대상으로 진행해, YB소프트 낙상방지 휠체어도 포함됐다. 이 기회를 활용해 유 대표는 자신이 개발한 휠체어가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로 마음먹었다. 시제품을 하나 만들어 전국에 분포한 노인정을 모두 돌아다니며 노인들을 대상으로 시연하며 테스트했다. 그리고 총 2500여명을 만나 그들을 설득하며 표를 받으며 피드백을 받았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진행된 모의 크라우드 펀딩에서 YB소프트는 18억원에 달하는 모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1위에 올랐다.


노인들은 2500명 중 30%가 휠체어를 이용할 때 다칠 뻔했다며 지금 사용하는 휠체어가 위험하다고 알려줬다. 이들의 의견은 유 대표에게 낙상방지 휠체어를 시장에서 원하고 있고, 정말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이때 피드백이 정말 필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사업에 확신을 얻은 유영배 대표는 본격적으로 휠체어 개발과 양산에 들어갔다.

 

60년 동안 바뀌지 않은 휠체어를 거꾸로 바꾼 낙상방지 휠체어


현재 사용하는 휠체어는 잠금장치를 잠그고 내려야 한다. 그런데 병원에서 실제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잠금장치를 잠그고 내리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보니 휠체어에서 내리다가 휠체어가 움직여 환자가 넘어지며 고관절이나 머리를 다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었다. 실제 병원에서도 이와 관련한 환자 사망 사례가 발생하고 있었다.


대학병원 간호사인 아내를 통해 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안 유 대표는 휠체어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 역발상을 떠올렸다. 현재와 반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항상 휠체어를 안전한 상태로 바꾼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의료기기 문외한이었던 유 대표가 휠체어가 만들어지고 300년이 지나는 동안 60년 전에 접는 방식이 도입된 뒤로 전혀 바뀌지 않았던 휠체어에 혁신을 일으켰다. 바퀴를 항상 안전한 상태에서 작동하도록 구조를 바꿔 설계한 것이다. 그리고 안전바를 설치해 안전바가 완전하게 장착된 안전한 상태일 때만 움직이고, 올라가 있거나 조금이라도 떨어져 있으면 움직이지 않게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휠체어가 낙상방지 휠체어다. 안전벨트를 해야만 움직이는 셈으로 내리고 탈 때는 움직이지 않아 다칠 염려를 없앤 휠체어다.


YB소프트는 본격적으로 제품 생산에 착수했다. 국내에 휠체어를 제조할 공간을 마련하고, 휠체어를 제조할 수 있는 자재를 구입했다. 그리고 중국 업체에 제조설비를 발주했다. 그리고 얼마 후 사드 사태가 터졌다. 중국 정부에서 한국으로 제조설비 수출을 막아버린 것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유 대표는 중국을 여러 번 방문했다. 하지만 유 대표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8개월을 기다리다 제조설비 수입을 포기했다. 시제품 100대 발주한 것도 들여오지 못했다. 결국 국내에서 수작업으로 10대를 만드는데 그쳤다. 이렇게 만든 10대는 청와대 사랑채를 비롯해 각종 전시장에 전시했다. 당장 판매를 포기한 대신 시장에 제품을 알리는 방향으로 적극 활용했다. 그런데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더 큰 문제가 남아 있었다. 사드 사태가 오히려 다행이었을 정도다.

 

YB소프트는 낙상방지 휠체어를 단순한 형태를 넘어 목을 받쳐주거나 우산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시키고 있다

 

인증 문제로 중국에 매각할 뻔


의료기기는 보건복지부에 등록해야 판매할 수 있다. 그런데 등록을 하려면 ‘KS6113 실험성적서’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 실험성적서를 받을 방법이 없었다. 의료 기기에 어떤 것을 부착하면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국내에서 이를 인증하는 기관이나 단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모든 관공서와 정부 기관과 얘기했지만 모두 자기들은 모르니 다른 기관을 가보라고 할 뿐이었다. 사방팔방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다녔지만 결론은 불가능이었다.


유 대표가 마지막으로 찾은 곳이 국가기술표준원(이하 표준원)이다. 그런데 표준원에서는 제조설비를 모두 구입해서 설치한 뒤에 그걸로 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한 실험성적서를 주면 그 데이터를 활용해 미흡한 부분을 알려주고, 이를 토대로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답변했다. 결과를 받는데도 짧으면 2년에서 길면 5년이 걸린다고 했다. 이렇게 할 경우 수억원을 들여 제조설비를 모두 갖춰야 하는데, 잘못하면 설비를 갖추고 승인은 못받을 수도 있는 셈이었다. 시제품으로는 승인을 받을 방법이 없었다.


YB소프트는 낙상방지 휠체어 양산을 준비하는 동안 안전한 세발자전거, 안전한 유모차, 안전한 전동침대, 안전한 전동휠체어 등 다양한 관련제품을 모두 개발해놓고 있었다. 그런데 인증을 받을 수 없어 그 이후 작업에 착수할 수 없었다.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당연하게 아무 제품도 판매할 수 없었다.


어떤 경로로도 풀리지 않았다. 올해 초 그동안 받은 투자금이 바닥났다. 하지만 외국에서 열리는 다양한 전시회에 참여해 외국 업체로부터 꾸준하게 구매 요청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런데 승인을 받지 못해 제품을 만들 수도 판매할 수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1월 중국 기업 대경유전이 100억원에 인수합병(M&A)을 제안했다. 유 대표가 제안을 거부하자 200억원까지 인수금액이 올라갔다. 어처구니없는 국내 현실이 유 대표를 갈등으로 몰아갔다.


“한국 기업이 사겠다고 했으면 팔았을 겁니다. 그런데 중국 기업에 팔면 나중에 중국에서 낙상방지 휠체어를 수입해야 하는데, 이걸 보고 있으면 못 견딜 것 같았어요. 도저히 팔 수 없다고 생각하며 버티고 있었어요.”

 

며칠 만에 인증 문제 해결했으나 자금 문제 봉착


이때 한국무역협회와 중소기업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에서 기업으로부터 애로사항을 듣겠다며 20개 업체를 불러 간담회를 열었다. 정해진 순서에 따라 미리 정리한 내용만 말하도록 협의가 됐었다. 17번째로 말하게 된 유 대표는 다른 분들의 얘기를 듣다가 그동안 쌓인 울분이 터지기 시작했다. 이에 원래 말하려고 정리한 종이를 덮고, 홍종학 장관에게 모든 상황을 다 얘기했다.


“…. 인증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기존 제품보다 더 안전하게 만든 건데, 해가 되지도 않는데,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인데, 인증을 받지 못해 제품을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이렇게 하소연을 하자 홍종학 장관은 노트북으로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왜 해결이 안 되는지 모르겠네요. 이거 한 번 해결해 봅시다”하고 말했다.


그리고 관계자들과 밤늦게까지 관련 내용을 더 자세하게 얘기했다. 다음날 여러 부처 담당자에게 받은 전화가 200통이 넘었다. 그리고 3일 뒤에 휠체어 인증과 관련된 모든 부처 책임자가 한 자리에 모여서 끝장토론을 진행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해결책이 나왔다.


“KS6113에 맞는 정확한 실험을 하고 여기서 제대로 되면 인정하는 걸로 합시다. 안전바는 악세서리로 등록합시다.”


2년에 걸쳐 고생하던 것이 단 며칠 사이에 쉽게 해결됐다. 한편으로는 허망했다. 그래도 이제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기쁨도 앞섰다. 그러나 다 끝난 게 아니었다. 새로운 문제가 유 대표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이때 미국에서 도네이션 업체 키바라가 낙상방치 휠체어 1만2000대를 주문했다. 그런데 YB소프트는 이 수량만큼을 만들 자금이 없었다. 고민하던 유 대표는 이 문제를 중기부 사무관에게 털어놨다. 그러자 홍 장관까지 이 사실을 알게 됐다. 법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지원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다. 관련 전문가와 관련 담당자가 돕기 위해 나섰다.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여러 방법을 찾아 수없이 많은 서류를 제출했다. 하지만 창업한 지 5년이 된 기업이 최근 2년 동안 매출을 내지 못하면 어떤 방법으로도 금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은 없었다.

 

노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존보다 획기적으로 무게를 가볍게 만든 지팡이

 

스팸처럼 보낸 메일이 세계1위 기업과 제휴 성사


‘모든 문제를 해결했는데도, 결국에는 기업을 파는 방법 밖에 없을까?’하며 유 대표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지금까지 고생한 것보다 다른 나라에 판다는 것이 너무 괴로웠다. 정말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유 대표에게 불현듯 한 기업이 떠올랐다. 세계 1위 의료기업 리하센스다.


인맥이 있거나 이전에 연락한 적도 없는 기업이다. 단지 세계 1위 의료기업이어서 생각났을 뿐이다. 유 대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리하센스 홈페이지에 있는 메일 계정으로 메일을 하나 보냈다. 국내 기업 담당자라면 스팸메일로 무시할만한 ‘우리는 어마어마한 의료기기를 갖고 있다. 우선 비밀유지협약서부터 맺자. 그러면 너희에게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메일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답변이 왔다. 결정권을 가진 리하센스 담당자가 비밀유지협약서를 맺자고 연락이 왔고, YB소프트와 리하센스는 곧 비밀유지협약서를 맺었다. 그리고 유 대표는 YB소프트가 가진 정보를 모두 보냈다.


“안 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마지막 수단으로 추진했어요. 우리 기술이 우수하다는 사실만이라도 인정받으면 된다고 좋게 생각했죠.”


그런데 다음날 바로 리하센스로 오라는 연락이 왔다. 그리고 이후 4개월 동안 30여 차례 외국출장을 다녀오며 리하센스와 협력 체제를 갖췄다. 이렇게 탄생한 브랜드가 ‘리하센스와이비소프트’다. 메이드인코리아로 만드는 새로운 리하센스 브랜드다. 기존 리하센스 제품은 중국과 폴란드에서 생산하는데, YB소프트로 인해 한국이 추가됐다. 경기도 양주에 만든 생산라인에서 만든 제품을 리하센스를 통해 세계로 판매하는 것이다. YB소프트는 리하센스와 2021년까지 700억원에 달하는 제품을 공급하기로 협약도 맺었다.

 

유영배 대표는 기존 링거설치대가 쇠로 돼 불편하다는 사실을 알고 플라스틱으로 제작해 필요 없을 때는 접어서 숨길 수 있게 개발했다

 

20% 구입 보장하는 신기술 인증 휠체어


그런데 리하센스와 협력체제를 갖췄어도 자금 부족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리하센스가 선금을 준 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도 생산 수준은 한 달에 400대다. 대량 주문이 들어와도 납기를 맞출 수 없는 상황이다. 재료비도 없고, 생산인력도 부족하다. 석 달 동안 만들어 판매한 자금을 받아, 다시 재료를 사서 만들고 하는 과정을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 3개월 전 협진정공에서 5억원을 투자해, 그 자금으로 간신히 라인 하나를 설치했기 때문에 이 정도라도 가능한 일이다. YB소프트가 준비한 생산시스템은 라인 하나에서 하루에 20대를 제작할 수 있다. 14명이 조립에 참여하면 최대 280대를 생산할 수 있다. 700억 매출을 달성하려면 라인이 5개나 필요한데 자금 부족으로 라인 구축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낙상방지 휠체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신기술(NET) 인증을 받은 휠체어 제품이다. 보건의료인증에서 NET를 인증을 받은 것도 이 제품뿐이다. NET 인증은 판매에도 도움을 준다. 국가 시설인 항만과 공항, 철도 등에 휠체어가 사용되는데, 이때 NET 인증을 받은 제품은 무조건 20%를 구입하게 된다. 지금까지 리키코리아 빼고는 들어갈 수 없었는데 YB소프트가 추가로 들어간다.


최근 YB소프트는 토탈 요양 간병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유 대표를 포함해 주요 인력이 IT전문가라는 특성을 살려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인력요양병원 솔루션을 제작해 전국의 요양병원에 납품할 계획이다. 특히 노인들은 혼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데, 넘어지거나 쓰러지면 옆에 사람이 없으면 대처가 안 되는 문제가 있다. 이를 감안해 침대나 휠체어 또는 노인이 이용하는 어떤 장치에 센서를 달아, 심박동을 측정해 정기적으로 신호를 보내는 장치도 개발하고 있다. 만약 일정 시간이 지나도 신호가 오지 않으면 바로 긴급신호를 발송해 응급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원리다.


또 문이나 냉장고 같은 장치에도 센서를 단다. 그리고 일정 시간이나 하루나 이틀 센서에 반응이 없으면 역시 긴급신호를 발송해 사람이 방문토록 하는 장치다. 이 시스템은 요양병원이 아닌 노인가구에까지 확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유영배 대표가 스마트폰과 연동해 음성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는 낙상방치 침대에 명령을 내리고 있다

 

아이디어가 넘쳐 흐르는 YB소프트


YB소프트가 솔루션과 함께 추가로 준비하고 있는 시스템은 낙상방지 침대다. 낙상방지 휠체어와 한 세트로 세계에서 유일하다. 요양병원은 환자를 보호하는 게 핵심이라는 관점에서 넘어지거나 떨어져 다치지 않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또 노인들이 기기조작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음성인식 기능을 도입했다. “의자”라고 말하면 의자 형태로 침대가 변형되고, “올려”하면 원래 침대 높이로, “다내려”하면 바닥에 달라붙는 형태로 내려가는 방식이다. 침대 높이가 바닥과 같아지기 때문에 자거나 이동할 때 떨어질 염려가 전혀 없다.


또 치매환자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치매 환자는 자기 상황을 의사에게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AI스피커 같은 장치를 침대에 설치해 환자가 침대와 대화를 할 수 있게 한다. 그러면 자의식이 없을 때도 자신이 한 얘기나 활동이 침대에 기록이 되고, 이런 정보를 의사나 병원에서 의료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어떤 상황일 때 의사나 관리자에게 보호자에게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고 권고할 수 있게 한다.


이 같은 요양병원 솔루션과 제품들에 대해서 영국과 미국 업체에서 시범서비스를 제안하고 있다. 이스라엘 업체와는 낙상방지 제품에 대해 업무협약을 진행하고 있다.


“하고 싶은 걸 하고 만들고 싶은 걸 만들 수 있는 회사.”


유 대표가 내세우는 YB소프트의 비전이자 목표다. YB소프트는 어떤 안건이든 직원이 낼 수 있다. 제안된 아이디어에 사업성이 보이면 전체 회의를 거쳐 결정한다. 최종 인정을 받으면 아이디어 담당자가 사업 팀장이 돼서 이 프로젝트를 꾸려가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유 대표는 이것이 회사 목표이고, 이 목표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바탕 때문인지 YB소프트 보유 특허는 현재 40개가 넘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휠체어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특허비만 해도 5억원 가량이 들어갈 정도로 YB소프트는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유영배 대표가 자포자기 상태에서 우연하게 아이디어마루 관리자와 논쟁하다가 시작하게 된 낙상방지 휠체어 사업. YB소프트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계속 등장하는 장벽을 하나씩 넘으면 최근 세계 1위 의료기기 업체와 제휴까지 맺었다. 하지만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자금 문제가 남아 있다. YB소프트가 현재의 자금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 스타트업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글 박응서 머니투데이방송 테크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