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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자라는아이 박상혁 대표] 미세먼지 걱정 없는 휴대용 공기청정기 ‘에어토리’
  • 등록일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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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걱정 없는 휴대용 공기청정기 ‘에어토리’


“한국의 고용과 부 늘리는 제조기업 되고파”

 

휴대용 공기청전기 에어토리. 사진제공 날마다자라는아이

 

“아기에게 건강하고 좋은 것만 주려는 엄마의 마음은 모두가 같을 거예요. 아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미세먼지가 늘 문제였죠.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날이면 아내는 약속을 취소하고 밖을 나가지 않았습니다. 방마다 공기청정기를 돌리는 건 기본이고요.”


박상혁 날마다자라는아이 대표 아내는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면 힘들어했다. 외출도 못한 채 하루 종일 집에서 아기를 돌봐야 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을 만나거나 공원을 산책하며 육아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일이 육아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외부와 단절된 채 집에만 갇혀있으면 심할 경우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다.


또한 선진국에서는 3세 미만 아기에게 고효율 황사마스크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황사마스크는 공기가 잘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보다 산소공급 부족이 영유아 뇌와 심장에 더 치명적이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있는 날에도 유치원이나 병원처럼 아기와 함께 외출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미세먼지로부터 아내와 아기를 구할 수 있을까? 박 대표는 고민에 빠졌다. 소설가를 꿈꿨던 그는 이런 저런 상상력을 발휘해봤다. 그리고 유모차에 부착하는 형태의 휴대형 공기청정기 ‘에어토리’를 착안해냈다.

 

에어토리를 장착한 유모차 모습. 사진제공 날마다자라는아이

 

아기를 키우는 행복과 함께하는 회사


에어토리는 최대 5시간 사용할 수 있는 충전지를 내장했다. 무엇보다 아이를 둔 부모에게 매력적인 점은 유모차에 부착할 수 있는 형태와 기능을 갖췄다는 사실이다. 박 대표는 에어토리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안전과 건강’이다. 그는 “아기와 가까운 곳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에도 소형 공기청정기가 많이 있다. 차량용 공기청정기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대부분 작은 필터와 모터를 사용한다. 게다가 음이온이 함께 나오는 방식이다. 그런데 과학적으로 음이온은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인체에 해로운 오존을 발생시킨다. 또 필터를 오래 쓸 수 있게 항균처리를 하는데, 여기에서도 좋지 않은 물질이 발생한다. 유모차 같이 좁은 공간에서 사용하면 오존이든, OIT(오타이리소씨아콜론)든 아기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아기를 키우는 행복과 함께하는 회사’는 1인 스타트업 날마다자라는아이의 창립이념이다. 이런 이유에서 에어토리는 확실하게 검증된 물리적인 필터만 사용한다. 박 대표는 “크기가 작은 공기청정기지만 3중 필터여과 방식만 사용하고, 충전으로 5시간 사용할 수 있는 공기청정기는 에어토리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올해 에어토리는 8000개 정도를 판매했다. 유통업계에서도 알려지지 않은 1인 기업에서 만든 새로운 유형 제품으로 볼 때 엄청난 실적이라고 말할 정도다. 특히 에어토리는 국내 거의 모든 지역 맘카페에서 한 번 이상 거론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AS를 요청하는 연락에서도 좋은 제품 만들어줘서 잘 쓰고 있다는 말로 상담을 시작한다. 이 같이 호평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가 꾸준하게 업데이트한 블로그가 있다. 중국에 있는 동안 창업 과정, 공기청정기에 대한 지식, 사업가로서 고민, 아빠로서 육아경험 등을 진솔하게 올렸는데, 이를 본 엄마들이 에어토리에 대한 열렬한 응원자가 돼 준 것이다.


그는 지금 올 겨울과 내년 미세먼지 이슈에 대비하고자 제품 안전성을 높이고, 소비자 기호에 맞춰 제품을 보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내년에는 에어토리에 사물인터넷(IoT)를 결합할 계획이다. 그리고 미세먼지 측정기, 유모차 커버, 필터 같이 에어토리에 어울리는 액세서리를 추가해 브랜드화할 생각이다. 특히 최근 특허를 받은 ‘빨아서 쓰는 미세먼지 마스크’를 만들고, 새로운 개념의 아기 키재기 제품 같은 육아와 관련된 창의적인 제품 개발도 꾸준하게 추진할 예정이다.

 

중국 생산 공장에서 제품 개발회의를 하고 있는 박상혁 대표(왼쪽에서 시계방향으로 두 번째). 사진제공 날마다자라는아이

 

직장인에서 자영업, 창업으로 변신한 몽상가


박 대표 이력을 보면 창업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는 작가를 꿈꾸던 문학청년이었고, 518문학상 소설부문에 당선된 적도 있다. 직업으로 책 만드는 일을 오래하다가 2012년 어느 날 자영업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영혼을 팔았으니 이제 살을 팔려고요.” 그가 정육식당을 내며 농담처럼 주위에 한 말이었다. 그리고 또 다시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가던 그가 2016년 창업을 권장하는 사회 분위기에 용기를 내 창업에 도전했다. 결국 먼 길을 돌아왔지만 박 대표에겐 창의적인 일이 천성적으로 어울렸던 셈이다.


하지만 창업이 순탄한 건 아니었다. 공기청정기는 모터와 팬으로 공기 흐름을 만들고, 필터에 통과시켜 부유물을 걸러내는 장치다. 그가 생각한 것도 여기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가 설계한 휴대용 공기청정기는 어렵지 않은 설계구조와 간단한 구동 메커니즘을 갖췄다. 제조업 경험이 없던 그는 아주 간단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과 달랐다. 단순한 장치라도 원하는 형태와 품질을 갖춘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데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수많은 시행착오가 발생한다. 이를 해결해야만 아이디어가 비로소 상품으로 변신한다.


창업이 쉽지 않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유용한 제도나 환경을 최대한 이용하며 이를 극복해냈다. 그는 “정부 지원이 없었다면 에어토리는 머릿속 구상으로 끝났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정부 지원사업이 에어토리가 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고 강조했다.


에어토리는 아이디어마루 인큐베이팅 아이디어로 선정되면서 탄력을 받았다. 그리고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6개월챌린지플랫폼에 선정돼 제품을 디자인하고 설계해서 시제품까지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제품 모양이 투박해 상품성이 떨어졌다. 다행히 서울과기대 창업선도대학에 선정돼 시제품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하며 한층 사업화에 다가갈 수 있었다.

 

중국 생산 공장에서 에어토리를 조립하고 포장하고 있다. 사진제공 날마다자라는아이

 

에어토리 성공요인은 타이밍


박 대표는 창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언뜻 듣기에는 실력보다 운이 더 중요했다는 답변이다. 그런데 미국 아이디어랩 대표 빌 그로스가 TED 강연에서 스타트업에서 성공요인으로 맨 파워, 자금, 아이디어 등을 들면서 1위로 말한 것이 바로 타이밍이다. 시기가 맞아야 한다는 얘기다. 에어토리도 미세먼지 이슈와 사회적 관심이 맞아떨어지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의 얘기를 들으면 우연하게 성공한 것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지난해 봄에 대형마트와 어린이대공원에서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엄마들을 만나 설문을 진행했다. 영업차원에서 접근한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을 설득하며 설문을 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미래 고객과의 만남은 그에게 에어토리 사업에 대한 확신을 심어줬다.


사실 설문은 홍콩에서 만난 영국계 엑셀러레이터의 고객분석과 시장분석 교육에 자극을 받아서 시작했다. 그 교육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자라면 잠재 고객을 직접 만나 그 문제로 인한 불편함과 해법에 대해 심도 있게 인터뷰하라고 제시했다. 그 창업보육기관은 최소한 100개가 넘는 인터뷰 케이스가 없는 사람 아이디어는 듣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 말에 자극을 받아 실천에 나선 것이다.


이 뿐 아니다. 제품 생산원가를 낮추려고 중국에 직접 뛰어들기까지 했다. 중국어를 한마디도 못했던 그는 2017년 8월부터 2018년 1월까지 6개월간 심천에서 기숙사 같은 곳에 머물며 금형을 만들고, 공장을 돌아다니며 부품을 수급했다. 또 제품을 테스트하며 목표한 봄철 미세먼지 시기에 맞춰 완성품을 들여오려고 노력했다.


박 대표는 “창업과정에서 제일 잘한 걸 꼽으라면 제품 생산을 위해 중국에 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덕분에 적정한 소비자가격으로 제품을 만들어 온오프라인으로 유통망을 늘리며 판매를 확대할 수 있었다. 생산원가는 판매와 직결된다.


보통 스타트업 상품은 기존에 나와 있는 제품에 아이디어를 더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기존 제품보다 2배 이상 비싼 경우가 많다. 박 대표는 “작은 혜택에 비용을 2배 이상 지불할 소비자는 적다”며 “에어토리도 국내에서 만들었으면 많이 비싸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토리는 해피랜드를 통해서 오프라인 유통을 진행하고 있다. 해피랜드 상품이 전시된 쇼핑몰에서 에어토리를 만날 수 있다. 사진제공 날마다자라는아이

 

“생산 공장을 한국으로 옮겨 고용 증대 기여하고파”


지금은 에어토리를 중국에서 생산하지만 박 대표는 국내 생산으로 바꾸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가 정부나 지자체와 협업을 추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조달혁신창업제품에 지원해 선정되기도 했다. 여성가족부나 보건복지부, 서울시 같은 정부와 지자체가 고민하고 있는 미세먼지 대책과 출산 대책에 부합하는 제품으로 또 지자체 출산선물로 접근할 계획이다.


이 같은 전략은 안정적인 판매규모를 확보해 생산 공장을 한국으로 옮기기 위함이다. 박 대표는 “정부 지원을 받았다면 우리나라에서 고용이나 생산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해야 한다”라며 “최근 중국 유통회사와 판매계약을 체결했고, 다른 나라로도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데, 메이드인코리아로서 국가에 부를 늘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공기청정기는 2월에서 5월까지 판매가 집중된다. 따라서 다른 시기에도 매출을 늘리려면 수출은 필수다. 이에 박 대표는 제품을 출시한 올해 초부터 유통과 수출 지원사업을 신청하며 바쁜 시간을 쪼개 교육을 들었다. 그리고 이 사업을 통해 지난 10월엔 인도전자부품전에 다녀오기도 했다.


“현지 물가로 봤을 때 꽤 비싼 제품이었는데, 가져간 걸 3분의 2 정도 팔았어요. 인도도 에어토리 잠재시장이라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박 대표는 육아에 관련된 프리미엄 제품으로 포지셔닝을 하면 저개발국가나 동남아 국가도 수요가 있을 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전시회에서 만난 유통회사들과 가격을 협의하는 중이다. 또 내년 2월경에는 중국 징동에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고 수출 지원사업으로 베트남과 독일 등으로 전시회를 다녀올 계획이다.

 

에어토리가 장착된 유모차 사진제공 에어토리

 

“아이디어 창업은 호기심 천국이 아니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더 많아져야 하고, 다른 사업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어 지원금도 높여야 합니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날 때마다 항상 듣는 말이다. 제조업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고용과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분야다. 국내에 제조업이 무너지면서 생산원가도 올라, 갈수록 새로운 창업가가 등장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무너진 국내 제조업 기반을 살리고 혁신적인 제조 스타트업을 키워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고용 감소로 문제가 되는 국내 상황에서 에어토리 같은 스트타업이 등장하고 성장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디어 창업은 호기심 천국이 아닙니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구현되는지 확인하는데서 그치면 안 됩니다. 제품을 소비자에게 내놓고 선택받는 것을 통해 창업이 완성됩니다.”


박 대표가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늘 하는 얘기다.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다. 창업에 성공하려면 고객에게 판매해서 수익을 내고 지속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실제 제품을 만들기로 작정한다면 그것이 팔리는 제품인지 조사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생산자금 확보, 원가 절감, 판매 방안까지, 지금까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어렵고 복잡한 일을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만 좋으면 대박 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현실적으로 차근차근 준비해서 창업에 나서라는 조언이다.

 

에어토리 주고객층이자 맘카페 회원인 엄마들에게 에어토리를 설명하고 있는 박상혁 대표. 사진제공 에어토리

 

글 박응서 머니투데이방송 테크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