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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라 신두식 대표] 소음 없이 음성을 깨끗하게 전달하는 ‘리플 버즈’
  • 등록일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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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없이 음성을 깨끗하게 전달하는 ‘리플 버즈’


귀속 마이크로 AI 스피커 음성 인식률도 높여

 

리플버즈 제품을 설명하고 있는 해보라 신두식 대표

 

“지금으로부터 18년 전, 2000년에 우연히 일본에서 열린 한 전시회에 참석했어요. 이때 행사에서 우연하게 귀를 통해 입으로 말한 소리가 나온다는 사실을 들었죠. ‘그렇다면 마이크를 귀에 넣어서 소리를 전달한다면 이 소리는 소음 없이 전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신두식 해보라 대표는 리플버즈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린 때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입으로 내는 소리는 실제로 입 외에도 귀를 통해서 나온다. 입과 귀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입 내부를 거친 소리는 입과 귀를 연결하는 유스타키오관을 거친 다음 고막을 통해서 외이도인 귀로 음성이 나온다. 신 대표는 귀에 꽂는 이어폰에 마이크를 붙인 다음, 이 장치를 귀에 끼우면 소리를 듣는 것뿐만 아니라 마이크로 음성을 전달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귀 안에 마이크, 인이어 마이크(In Ear Microphone) 이어폰 아이디어다.


이렇게 하면 밖에서 들리는 소음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귀로 나오는 음성만을 전달할 수 있다. 기존 이어폰처럼 마이크가 외부에 있는 경우보다 더 선명하게 음성을 전달할 수 있는 셈이다.

 

RippleBuds Mono and Stereo with earpads

 

30dB 소음을 줄여주는 효력 발휘


곧 그는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장치를 직접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수 있는 부품을 시장에서 구할 수 없었다. 지금과 같은 수준의 제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소형 부품을 당시에는 어디에서도 생산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록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는 없었지만 신 대표는 아이디어를 사장시키지 않았다. 케이블TV 방송을 전송하는 장비 사업을 진행하면서 틈틈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갔다. 그리고 2010년에 드디어 특허를 출원했다. 이때부터 낸 특허가 지금까지 9개국 97개 특허로 늘어났다.


2014년에 소형화 부품이 나오기 시작하자 신 대표는 아이디어를 구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렇게 해서 나온 제품이 ‘리플버즈(RippleBuds)’다. 이때 그는 아이디어마루에 아이디어를 응모하여 창업에 대한 지원을 받으며 해보라를 창업했고, 제품을 개선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신 대표가 구현한 리플버즈는 내 목소리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원리를 적용한 제품이다. 기존 제품과는 개념이 완전히 다르다. 기존에 나온 에어팟 같은 제품은 외부 소음(노이즈)이나 잡음을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제거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소음이 일정하지 않고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제거하기가 쉽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소음이 있는 곳에서 통화를 하면 소음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아 통화가 어렵고, 음성인식에 적용될 경우 오동작이 발생했다.

 

리플버즈 구조도


반면 리플버즈는 처음부터 소음을 완전히 차단하기 때문에 음성 전달력이 뛰어나다. 기존 제품이 이미 발생한 소음을 제거하는데 주력했다면 리플버즈는 소음 자체를 처음부터 막는 전략을 활용한 셈이다. 발상의 전환이다.


“리플버즈는 30dB에 해당하는 소음 차단효과가 있어요.” 신두식 대표 설명이다. 밖에서 리플버즈를 이용해 90dB 소음이 있는 곳에서 통화를 하면 70dB 소음이 있는 곳에서 통화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소음이 심한 공장 안이 90dB이고, 시끄러운 사무실이 70dB 수준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 참고할 수 있다. 참고로 소리에서 20dB이 높다는 것은 소음이 100배나 더 크게 난다는 얘기다.


최근 인공지능(AI) 스피커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데 이 AI스피커에 잘 알려지지 않은 큰 단점이 하나 있다. 소음이 있는 환경에서 말을 하면 음성인식률이 많이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리플버즈 기술을 활용하면 소음 환경에서도 음성인식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음성인식 기술이 세상을 바꾸고 있는데, 여기에 리플버즈가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셈이다.

 

비글로벌 샌프란시스코 2015 대상 수상


리플버즈는 세계 최초로 귀로 말하고 귀로 듣는 유무선 이어셋이다. 이를 개발한 스타트업 해보라는 ‘2015 모바일 기술대상’에서 리플버즈 우수성을 인정받아 미래부 장관상을 수여 받았다.


또 2015년 10월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2015 비글로벌 샌프란시스코(2015 beGLOBAL San Francisco)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미국 ABC 방송에도 리플버즈가 소개되면서 한 달에 14억원이 넘는 크라우드펀딩을 받을 정도로 당시 핫이슈로 떠올랐다. 귀에 마이크를 넣는다는 사실에 사람들이 신기하게 생각했는데, 이런 호기심을 마케팅으로 잘 연결한 것이다.

 

미국ABC 방송에 소개되고 있는 리플버즈


“다른 제품에 없는 차별성과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 부분을 해결해 주는 기술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아요.” 리플버즈가 각종 상을 휩쓴 이유를 신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초기에는 모든 것이 부족합니다. 사람, 자금, 홍보, 시설 등. 이때 아이디어마루와 정부지원사업을 통해서 마케팅과 홍보에 대한 자문과 지원, R&D 지원, 멘토링을 받으며 창업 전반에 대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창업 초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데, 해보라가 창업 초기를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었던 데는 아이디어마루를 비롯해 정부지원사업이 큰 도움이 됐다고 신 대표는 설명했다. 초창기에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나가야 할 비용은 많다. 특히 아직 매출을 일으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마케팅과 전시회 같은 간접비용은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때 해보라는 정부지원사업에 참여해 마케팅 비용과 전시회 비용 일부를 지원 받으며 회사를 알릴 수 있었다.

 

비글로벌2015 SF 우승사진

 

R&D와 바이어 상담 지원으로 큰 도움 받아


“정부의 연구개발(R&D) 비용 지원에서 가장 크게 도움 받았습니다. 그리고 코트라 같은 곳 통해서 바이어와 수출 상담을 진행할 수 있게 도와준 파트너 발굴 지원 사업도 큰 도움이 됐어요.” 신 대표는 정부지원사업에 참여해서 얻는 매력적인 요소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그런데 탄탄대로를 걷던 해보라에 갑작스런 문제가 발생했다. 시험용으로 만든 리플버즈가 2016년 양산에 들어가자 많은 불량이 나타나며 납기를 맞추기 어렵게 된 것이다. 게다가 시제품에 미치지 못하는 양산품이 만들어지며 제품 품질도 떨어졌다. 이에 따라 고객들의 제품 평가도 나빠졌다. 활활 불타오르던 리플버즈에 대한 인기도 금세 수그러들었다.


이대로 제품 판매를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한 신 대표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2년에 걸쳐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 그리고 최근 문제점을 완벽하게 보완했다. 해보라는 곧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런데 2년 전에는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문제가 나타났다. 바로 마케팅이다.


“시장성은 확실합니다. 다만 지금은 제품 홍보를 위해 처음부터 다시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요.”


창업 초기에는 각종 상을 수상하며 사람들에게 리플버즈가 알려지며 자연스럽게 제품 홍보가 이뤄졌다. 홍보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됐던 셈이다. 하지만 올해는 제품을 처음 출시하는 것처럼 홍보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비용과 인력, 시간에서 생각보다 어렵다는 설명이다.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들다 보니 시행착오를 많이 했습니다. 시간도 많이 걸렸고, 투자금도 많이 들어갔죠.”


최근까지 해보라가 리플버즈 제품 개발과 생산에 투입한 자금은 40억원이 넘는다. 해보라는 제품을 만드는 제조 기반으로 사업을 하고 있어서 특히 자금이 많이 필요하다. 금형 작업, 목업 작업, 개발 장비 등 무엇 하나 돈이 필요하지 않는 항목이 없다.


신 대표는 창업할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어려운 점으로 자금을 꼽았다.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돼도 쉽지 않은데, 제품 개발이 지연되면서 수익이 정체되고 비용은 계속 나가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항상 자금을 확보하고 유지하는데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전시회에서 리플버즈 부스에 바이어와 신대표가 함께 사진촬영을 했다

 

R&D와 바이어 상담 지원으로 큰 도움 받아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해보라는 끊임없이 R&D에 투자하고 있다. 기술개발이 곧 경쟁력이라고 생각하는 신 대표의 경영철학 때문이다. 리플버즈는 이어폰이기 때문에 귀에 착용했을 때 불편함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에 착용성 개선에 나서 기존보다 뛰어난 제품 개발로 이어졌다. 또 기존보다 음질을 보강하고, 음성인식률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복합적인 과정으로 연구를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가고 있다.


최근 리플버즈는 다른 기술과 결합하며 확장성을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이 통역서비스다. 리플버즈를 이용하면 소음환경에서 음성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 실시간 통역서비스에서도 훨씬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최근 해보라는 중국 업체와 통역서비스 계약을 맺고, 내년 초부터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 모든 입력 장치가 음성으로 바뀔 전망이다. 이에 신두식 대표는 회사 비전을 차세대 음성입력보조장치 회사로 설정하고 관련 기술과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하나를 소개하면 ‘AI 이어셋’이다. 요즘 사람들은 주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정보를 얻는데, 앞으로 통신과 연결된 AI 이어셋으로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해보라는 관련 업체와 협력하며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해보라는 미국과 홍콩, 중국에 진출한 상태다. 12월에는 베트남에 진출할 계획이다. 또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중국 화웨이와 중신,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관심을 갖고 문의가 와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종종 투자와 인수 제안을 받고 있는 신 대표.

 

아직까지는 투자보다는 제품 판매로 수익을 창출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최근 정부지원사업과 엔젤 투자가 늘어 창업 환경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그런데 해보라처럼 제품 개발과 양산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제조 기반 회사에는 지금의 엔젤자본으로는 한계가 크다.


“정부지원 사업의 경우 형평성 때문에 자금을 골고루 나눠주는 걸로 압니다. 하지만 1000만원이 필요한 사업에 10만원을 지원하면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평가를 엄격하게 하더라도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한 사업을 선택적으로 선정하면 좋겠습니다.”


정부지원사업에서 제조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에는 자금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기술만 가지고는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창업하기 전에 자금계획과 제품 시장성, 주변에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동반자를 먼저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제품에 차별화 요소가 있어야 지속적으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창업에 도전하려는 아이디어마루 독자들에게 신 대표가 던지는 조언이다.

 

글 박응서 머니투데이방송 테크M 기자